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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미국발 글로벌 경제불황의 혼돈속에서 유독 여유를 보이는 자동차 회사가 있어 화제다. 그것도 다름아닌 한국업체가 그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그룹
이 미국자동차 메이커들의 붕괴를 틈타 미국시장 진출 23년만에 처음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 7%를 넘어섰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많은 매인스폰서의 탈락이 줄을 잇는 미국 슈퍼볼 게임에 2년 연속으로 광고를 내보내고, 전세계 영화인의 축제인 아카데미 영화제의 최대 스폰서가 되는 영광 아닌 영광도 누리고 있다.


물론 환율상승과 전체 판매량의 감소라는 큰 요인이 있긴 하지만, 간만에 들리는 메이드 인 코리아 주식회사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유독 현대·기아차그룹만큼 자국민들에게 비난을 받는 회사도 드문것 같다. 현대·기아차그룹이 반민족적 행위를 하다 걸린것도 아닌데 말이다.


인터넷을 통해 보도되는 현대·기아차 관련 기사들의 댓글들을 분석해보면 단지 밑에 열거한 3가지 이유때문에 현대·기아차그룹이 그렇게 비난 아닌 비난을 받는다.


첫째. 한국 소비자들에게만 바가지를 씌운다. 
이런 글의 댓글을 보면 정말 답답한 생각이 든다. 그들은 '미국에서 헐값에 팔고 그 적자분을
한국 소비자에게서 뽑아낸다'라는 아주 단순한 이분법적 계산만을 하고 있다. 미국판매가격이 한국보다 싸기 때문에 한국판매가격이 바가지라는 웃지못할 공식을 들이대는 것이다. 그들은 중국에서 팔리는 현대차 가격이 한국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을까?


아직까지는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가치가 유럽이나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의 그것보다 떨어지는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회사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동종업계의 타 회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거나, 아니면 타켓팅 기업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것밖에는 없다. 현 세계 제1의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자동차의 'LEXUS'라는 브랜드도 미국시장 진출 초기에는 지금의 현대 '제네시스'와 비슷한 가격대인 4만달러대에 팔리는 메이커였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 이시간에도 현대자동차 뿐만 아니라 BMW나 BENZ등 유럽의 많은 메이커들이 미국시장에서 자국시장보다 디스카운트된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미국시장은 자동차에 부과되는 세금도 적을 뿐더러 이번 금융불황전까지만 해도 세계 제1의 자동차시장이었던만큼, 많은 회사들이 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이 유럽과 일본을 제외한 나라들에서의 브랜드 가치 상승을 주도하는 중요한 홍보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출혈경쟁에 나서는 것이다.

당신이 미국소비자가 되어서 자동차를 구입해본다고 가정해보자. 권장소비자가격이 18,700달러인 현대 소나타와, 불과 445달러 차이나는 19,145달러짜리 도요타 캠리중 어느것을 선택할 것인가?

둘째. 현대자동차의 수출차량은 내수차량보다 고품질의 부품과 철판을 사용한다.
내가 들은 얘기가 맞다면, 내수용 차량과 수출용 차량은 모든게 동일하고 단지 철판에 5mm두께의 코팅만이 한번 더 들어간다고 한다. 만약 일부 네티즌들의 말대로 다른 부품과 다른 철판이 들어간다면 어떻게든 차의 무게가 변할 것인데, 소나타의 경우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의 무게, 최대출력, 토크등 제원이 동일한 걸 보면 상당한 기술력을 필요로 할 터, 과연 현대자동차가 그러한 고도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그러면 왜 현대자동차에서는 이러한 의혹을 잠재울만 한 어떠한 노력도 취하지 않는가? 내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자면 미국소비자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어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의 사회에서는 미국에 있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한국내에서의 소비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 '현대차가 자국소비자들이 받아보지 못한 혜택을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구나.'라는 생각을 2억이 넘는 미국 인구중 단 1%만이라도 갖는다면 나름 훌륭한 홍보수단이 되지 않을까?

셋째. 현대자동차는 한국내에서는 미국의 Assurance Program을 제공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는 초창기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워 미국시장을 공략했고 또한 나름 성공적인 출발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품질의 향상없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만을 내세운 전략은 고가, 고품질을 지향하는 현대에겐 빠져나올수 없는 굴레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한번 싼 가격에 혹했던 소비자들이 두번째부터는 절대로 현대에 눈을 돌리지 않는 것이다. 포니로부터 시작하여 그랜저TG로 이어지는 그 시간동안의 현대의 눈부신 성장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방법은 소비자들이 직접 타보게 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것을 깨달은 현대는 현대자동차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당시로서나 지금으로서나 파격적일수밖에 없는 10년, 10만 마일 A/S보장이라는  Assurance를 내걸었던 것이다. 그 획기적인 Assurance의 성공으로 현대하면 수식어처럼 따라다니던 저가, 저품질의 차라는 고정 이미지 탈피 및 브랜드 가치 상승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고, 또한 지금의 경제위기속에서 '차량 구입후 일년이내 실직시 차량 환불'이라는 또하나의 공격적인 Assurance Program을 제공함으로써 나름 성공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바로 이러한 프로그램의 혜택을 한국내 소비자들도 바라고 있는것이다.

물론 본인도 이러한 Assurance Program의 한국내 채택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는다고 해서 현대·기아차그룹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하지는 않는다. 많은 회사들이 그러하듯 현대자동차의 경우도 미국법인이 따로 존재한다. 그리고 존 크라프칙 (John Krafcik) 현대차 미국법인장 대행의 영향력 또한 무시하지 못한다. 정몽구 회장을 2009년 자동차 산업의 영향력 있는 인물 6위로 순위를 매긴 모터트렌드조차도 수많은 자동차 관련자중  존 크라프칙 미국법인장의 순위를 밥 카터 (Bob Carter) 도요타 미국총괄매니저의 순위(22위)보다 한참 높은 16위로 잡아놓은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현대차 미국법인의 경우는 현대자동차와는 독립된 또 하나의 회사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모든 미국내 영업전략이 현대차 미국법인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미국내에서의 현대차 미국법인의 마케팅이나 기타 생존방식에 있어서 만큼은 한국소비자들이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미국법인의 Assurance를 한국에도 도입해달라고 요구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한국내에서의 'GM DAEWOO'나 '르노 삼성'의 입장이 미국내 현대차의 입장과 대동소이한 만큼 'GM DAEWOO'나 '르노 삼성'이 이런 영업방식을 하루빨리 도입하지 않는다는게, 저들의 영업의지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자동차산업은 전자나 조선등 다른 사업들보다도 더욱 한 국가의 이미지 제고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게 사실이다.  작년 가을 현대자동차의 야심작인 제네시스(GENESIS)의 '북미 올해의 차' 선정을 계기로 제네시스 쿠페, 뉴에쿠스 등 많은 고부가가치 차량의 북미시장 공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할때일수록 대한민국 국민이 현대자동차의 해외시장에서의 눈부신 활약을 국가대표 자동차 회사라는 심정으로 응원해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회초리는 현대자동차가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올라섰을때 들어도 늦지 않을것 같다. 현대자동차도 하루빨리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으로 올라서서 국민의 성원을 그대로 자국민들에게 되돌려줄 수 있는 국민 친화 기업으로 거듭나주길, 그래서 오늘 이 블로거의 현대차 무한편들기가 텅 빈 허공의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해주길 기대해본다.



WRITTEN BY
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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